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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태원 압사 사고, 토끼머리띠 코스튬 한 사람들이 밀었다고?

코코넛곰탱이 2022. 11. 1. 23: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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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태원 압사 사고가 발생한지 이틀, 150여명의 희생자를 낳은 어처구니 없고 가슴 먹먹해지는 사고의 후유증은 대한민국을 뒤덮었다.

슬픔 또는 분노 어쩌면 허탈감 등이 나라를 뒤덮고 있는 가운데 사건 현장에 있었던 사람들의 증언 중 사고의 원인 또는 불씨, 촉진이 될 수 있는 이야기가 있다.

다름아닌 토끼머리띠를 한 사람들이 무너지기 일보직전이었던 위험한 군중들을 밀어서 이 참사가 터져버렸다는 것.


사건 초기에 트위터에서 공개된 영상 속에, 다수의 불특정 사람들이 "뒤로! 뒤로!"라고 구호를 만들어 일제히 외치는 아우성 소리가 있는 와중에 보다 적은 일부 사람들이 "밀어! 밀어!"라며 맞받아치는 듯하게 녹음되어 있는 탓에 사고의 직접적 원인이 일부 사람들이 뒤에서 민 것이 아니냐는 의혹이 퍼졌다.  그러나 이는 참사 발생 이후 구조대원들이 도착한 후에 구조에 방해되지 않게끔 뒤로 공간을 내기 위한 처사로 구호를 만들어 뒤에 전달되도록 만든 상황이었다.  다만, 그럼에도 전달이 제대로 안 된 이유로 "밀어"로 잘못 듣는 이가 있었다는 것.


이로써 "밀어"에 대한 의혹은 어느 정도 해소되는가 싶더니, 사고 직후 실시간으로 생중계되는 와중에 현장의 최초 목격자 증언에서 뒤에서 "야 밀어 밀어" 이후 소리 질렀다는 내용이 나오고, 더 나아가 참석한 유명 유튜버 선여정의 증언에서도 "야 밀어~ 우리가 더 힘세"란 말을 듣고 압박이 심해졌다고 증언함으로써 의혹은 가중되었다. 사건 발생 이후가 아닌 사건 발생 전에도 "밀어"가 있었고 그 시점에 참사가 발생했다는 것이다.


이후, 다른 현장 목격자들의 증언들에서도 공통점으로 앞에서 "뒤로" 외치는 중에 뒤에선 "야~밀어" 또는 "밀어"란 소리 이후로 압박이 심해져서 참사가 발생했다는 내용이 일관되게 나왔으며, #1 더 세부적으로 4~6명 남짓한 20대 후반 남성들이 "밀어, 밀어"라고 했다는 구체적인 내용도 나왔다. 예를들어, 현장에 있다 병원에서 치료를 받았던 목격자 증언에서도 "남자 4~6명이 확 밀치면서" 사람들이 쓰러지기 시작했다는 언급이 있다. 다수 인터넷 커뮤니티의 증언에서도 "밀어"라고 외치면서 사태를 초래한 특정 무리의 존재가 일관되게 확인된다. 이에 대해 아예 장난으로 민 거라는 글들도 있다.


이후 점차 "밀어", "내려가" 등의 구호가 등장하고 또한 "밀어"라는 말 이후로 밀려나는 장면들이 공개되면서 네티즌 사이에서는 거의 기정사실화되고 있다. 특히, 사고 발생 10초 전이라고 하는 영상에서는 여전히 질서정연하게 잘 가다가 갑자기 확 밀리는 장면이 있는데, 밀리기 전에는 흐름이 위아래로 잘 이동되고 있어 양방향 간의 질서가 꽤 잘 작동했던 것을 알 수 있다. 문제는 "밀어"라는 소리와 함께 갑자기 확 밀리는 상황이 벌어지면서 질서 있는 상황을 순식간에 무너뜨리는 장면이 찍혔기 때문이다.


증언들 중에 특정 인상착의를 언급하는 경우가 있었는데, "토끼 머리띠를 쓴 남성"이다. "토끼 머리띠 남성 무리가 '밀어! 밀어!'" 이러한 '토끼 머리띠 색출'은 무분별한 의혹 확산으로서 추측성 마녀사냥일 수도 있으니 경계해야 한다는 보도가 나왔다.  실제 한 남성은 토끼 머리띠를 쓴 남성으로 자신이 지목되자, 자신은 사건 당시 이미 현장을 떠나 있었다는 증거로 지하철 기록을 공개하며 "마녀사냥을 멈춰 달라"라고 말했다. 다만 해당 기사의 댓글들을 보면 마녀사냥을 멈춰달라고 호소한 사람은 검은색 머리띠를 쓰고 있고, 사람들을 밀었다는 토끼 머리띠는 흰색이라고 한다.

사고 직후인 30일 새벽에 수사본부를 설치한 경찰은 압사 유발자 논란이 이는 가운데 사고 당시 현장을 촬영한 CCTV를 '디지털 증거 긴급 분석 대상'으로 지정했다. 사고 원인 파악을 빠르기 하기 위한 것이다. 경찰은 '골목길 위쪽에서 밀었다는 다수의 진술이 있는데 수사를 진행하고 있는지'에 관해서는 "모든 가능성을 열어두고 경위를 확인하고 있다"라고 답했다. 주최 측이 없는 행사에서 실제 미는 행동을 했을 경우 처벌 가능성에 대해 경찰청 관계자는 “사안별로 다르기 때문에 진술과 영상을 통해 분석해 봐야 한다”라며 “상황이 되면 강제수사 등을 하겠다”라고 말했다.

이밖에 경찰은 고인 모독 등 악의적 행위도 수사한다고 말했다.


염건웅 유원대 경찰소방행정학과 교수는 YTN과의 인터뷰에서 "누가 밀어서 이 사람들이 사망에 이르렀다는 그런 인과관계가 만약에 밝혀진다면 이건 법적으로 처벌을 받을 수도 있다”라며 살인죄와 미필적 고의에 의한 살인죄를 언급했다. 검사 출신 김은정 변호사는 “밀어 밀어'를 외쳤던 사람들이 특정 가능하다면 업무상과실치사 혐의가 문제가 될 것”이라며 “많은 인파 속에서 자신이 밀 경우 누군가 넘어질 수 있다는 걸 예상하면서도 밀었다면 이들에 대해 법적 책임을 물을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라고 설명했다.

위해의 고의성이나 의도성이 있었는지, 있었다면 증명 가능한지가 문제다. 뉴시스 보도에 따르면 한 현직 부장검사는 "이 사건에 대해 행인 중 가해자를 찾는 것도 하나의 포인트가 되겠지만, 고의나 과실을 인정하기는 매우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고의성이 없어도 처벌이 가능하다는 법조계 의견도 있다. 서초동의 한 변호사는 “당시는 사람을 밀면 넘어지거나 깔릴 수 있다는 것을 예상할 수 있는 상황이었다”며 “살인죄나 상해죄까지는 아니고, 과실치상이나 과실치사 정도로 처벌이 이뤄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마찬가지로 미필적 고의에 의한 폭행치사죄 또는 과실치사죄 적용이 가능할 수 있다고 말한 변호사 의견도 있다.

'의도적인 밀침'으로 볼 수 없다는 전문가의 주장도 있다. 백승주 한국 열린사이버대학 특임 교수는 YTN 인터뷰에서 당시 군중 밀집도가 1㎡당 10명을 초과해 군중이 이상군중 상태가 되었다며, 이상 군중이 보이는 특이한 행태가 이태원에서 보였던 만큼 밀침은 개개인의 의도가 아니라 [이상] 군중의 행동이라고 했다. 비슷한 맥락에서 염건웅 교수 또한 위 인터뷰에서 "거리에서 벌어진 자연재해 같은 현상"이라며 "누가 막 밀어서 누구를 사망에 이르게 하겠다, 이런 상황이 아니었다"라고 했다.군중안전 전문가인 키이스 스틸(Keith Still) 영국 서퍽대 방문교수는 군중 붕괴와 압사에 관한 2012년 보고서에서 밀집된 군중 속에서 일어나는 군중 난류를 언급하며 “한 명의 원인 제공자에게 책임을 전가하는 것은 불가능하다”라고 말했다. 참고


처벌에 관해 정찬승 정신건강의학관문의 겸 한국트라우마스트레스학회 홍보위원장은 11월 1일 CBS 한판승부에 출연해 "자칫 잘못하면 사회적 참사를 개인의 책임으로 돌리는 우를 범할 수도 있다"라고 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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