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용수가 U23 축구 국가대표팀 감독의 유력한 후보로 떠오르고 있다고 한다.
사실 국대에서 황선홍, 최용수를 후보로 거론한게 한두번이 아닌데 이번에는 두명 다 소속없이 예능을 찍고있다보니 더 가능성이 높아보이는듯.
저번 글에 이어 최용수 감독의 발자취를 알아보도록 하자.
2018년, K리그에는 끝없는 부진으로 추락중인 한 팀이 있었다.
시즌 초에는 리그 역사상 최고의 외인으로 꼽히던 데얀를 강제로 은퇴시키려다가 결과적으로 지상 최악의 라이벌 팀인 수원삼성과 계약을 하게 만들질 않나, 2016년 팀 주장이자 리그 베스트일레븐에 이름을 올리고 줄곧 리그 최고의 수비형 미드필더로 명성을 떨치던 오스마르를 일본으로 임대를 보낸 팀이 있었다.
영입이나 잘했으면 모를까 똑같은 서른줄의 모델형 공격수 에반드로를 데리고오는 등 보강도 시원치 않았다.
2016년에 리그 우승을 거두었던 그 팀의 성적은 2017년보다 더욱 떨어지기 시작했다. 그리고 팬들 사이에서도 데얀, 오스마르를 보내고 팀 레전드 박주영을 내치려한다는 감정적 반발심이 매우 커져가며 결국 그 팀, FC서울을 이끌던 황선홍 감독은 자진 사임하고 만다.
이후 이을용 감독 대행이 지휘봉을 잡고 반등을 하며 최용수가 그랬던 것 처럼 새로운 감독 대행의 신화를 다시 탄생하는게 아닌가 하는 기대감이 커져갔다.
특히 수원삼성과의 경기에서 승리를 거두며 이건 찐이다 라고 생각한 팬들은 이을용 감독 대행에게 마음을 열고 있었다.
하지만 허니문 기간이 끝나자마자 거짓말같이 팀은 다시 부진에 빠지고 말았고 사상 처음으로 상위 스플릿 진출에 실패하게 되었고 이러다가 강등 당할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스멀스멀 들기 시작했다.
결국 매우 늦은 10월에 9위라는 순위로 꼴랑 6경기 앞두고 이을용 감독 대행 체제는 막을 내리게 된다.
감독에게 있어 강등이라는 기록은 무조건 피해야 하는 오점이다. 시즌 막판까지 강등권에 허덕이다 감독을 경질하면 거의 신규 감독들이 오지 않고 수석코치들이 이끄는 이유도 그것이다.
난파선에 꼈다가 괜히 불명예를 받아들이고 싶지 않기 때문이다. 물론 나이가 많거나 경력이 그리 좋지 않은 이들은 프로팀 감독이기에 지원하겠지만 이런분들은 팀에서 거르기 때문에 감독선임이 힘들 수 밖에 없다.
그래서 그 팀, FC서울의 감독 선임은 자꾸 늦어지고만 있었고 결국 10월에 새로운 감독이 난파선에 올라타게 된다.
1. 영광도 몰락도 그대와 함께
FC서울에서 선수로서 코치로서 감독으로서 우승을 손에 쥐었던 최용수 감독이 침몰해가는 난파선에 선장으로 오르게 된다.
사실 최용수 입장에서는 마음이야 안좋겠지만 커리어 상 감독직은 절대로 받아서는 안되는 상황이었다.
만약에 강등을 당한다면 중국에서 불명예스럽게 사임한 뒤 바로 강등을 당하는 것으로 사실상 감독 커리어가 아주 크게 꺾이기 때문이다. 직전에 중국 FA컵 준우승, 한국 FA컵 우승을 이루었던 업적이 불과 3년만에 모두 아스러질수 있는 것.
게다가 선수 코치 감독으로 FC서울을 우승으로 이끌었던 영웅이 결국은 강등까지 시키는 모양새가 되면 팬들에게도 구단에게도 그 자신에게도 소중한 무언가가 망가지게 되는 것.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최용수 감독은 침몰해가는 FC서울의 손을 잡았다.
그 이후 동화같은 반전이 나오면 좋았겠지만 최용수 감독 부임이후에도 경기력에 큰 변화는 없었다. 남은 경기에서 단 1승만을 거두며 11위로 강등 플레이오프를 치루게 된다.
상대는 기세가 오른 부산 아이파크, 강등 플레이오프 1차전에 호물로의 중거리슛을 얻어맞을때 모두가 이제는 정말 강등이라고 느꼈을 것이다.
하지만 상대 선수의 불필요한 반칙으로 퇴장이 선언되고 조영욱, 고요한, 정현철의 골로 역전에 성공하고 2차전은 박주영의 그림같은 하프라인 슛이 하늘을 가르며 FC서울을 구원하는데 성공한다.
2010 K리그 우승, 리그컵 우승
2012 K리그 우승
2013 아챔 준우승
2014 FA컵 준우승
2015 FA컵 우승
2016 K리그 우승, FA컵 준우승
2010년 부터 우승 5회, 준우승 3회를 거둔 FC서울은 마지막 우승이후 2년만에 강등이 턱밑까지 찾아왔으나 그 영광의 시기를 함께한 영웅이 제 발로 지옥으로 돌아와 함께 가까스로 탈출하게 되었다.
또 본인이 떠나며 집권한 후임자 황선홍이 만든 많은 문제들을 다시 본인이 돌아와 해결하는 기묘한 인연을 이어갔다
2. 회광반조 : 사그라들기전의 화려한 불꽃
잊지말자 2018, 같이 뛰자 2019
치욕스러운 2018년의 기억을 잊지말자고 팬들은 외쳤고 이제는 달라지겠다는 프런트의 의지는 영입으로 이어지는 듯 했다.
리그앙에서 활약한 적 있으며 세르비아 리그 득점왕에 빛나던 페시치를 임대로 영입했고 아시안게임 해설을 할때 눈에 들어온 우즈베키스탄 국대 알리바예프를 영입했다.
그리고 해외리그에 대한 열망이 강했다며 일본으로 임대보낸 오스마르가 돌아와서 재계약을 맺었다
그리곤...영입은 끝이 났다. 여기저기 빈구멍이 많지만 나머지는 최용수 감독에게 맡기고 지갑을 닫아버린 것.
하지만 최용수 감독은 주어진 스쿼드를 가지고 시즌 첫 20경기에서 11승 6무 3패라는 호성적을 거두며 대반등을 이뤄내고 리그 3위에 랭크한다.
하지만 여름이적시장에서는 아예 프런트가 작정이라도 했는지 0입을 해버리는데 문제는 스쿼드에 구멍이 난걸 막을 생각이 없다는 점.
당장 중앙 미드필더야 뭐 주세종 이명주 돌아오니 그렇다친다고 하지만 좋은 모습을 보여주던 중앙수비수 김원균이 쓰러진자리 조차 메울생각을 보여주질 않았다. 참고로 김원균은 2020년 말이나 되서야 돌아올수있었다.
결국 하반기에 팀은 4승 5무 9패로 급 추락하였고 마지막 5경기는 모두 승리를 거두지 못했다.
하지만 3위로 시즌을 마치고 드디어 아시아챔피언스리그 복귀 성공을 했다 (?)
상반기에 전북이나 울산에 가려서 그렇지 워낙 많은 승점을 벌어둔 탓에 하반기에 대차게 말아먹어도 버틸만한 체력이 있었고 FC서울이 지고있을때 경쟁자들도 같이 지고있었기 때문.
시즌 말미는 좋지 않았지만 강등 직전까지 갔던 팀을 다시 3위로 끌어올리고 아시아 제패의 꿈을 다시 꾸게 만든 최용수 감독에게 사람들은 열광했다.
그리고 다가온 2020년, FC서울 프론트는 크게 변한 모습을 보여주진 않았고 생색내듯 지갑을 열었다.
인천에서 스피드와 활동량이 인상적인 김진야를 무려 이적료까지 줘가며 데리고 왔고, 황기욱과 한찬희를 트레이드하는 좋은 의미로 정신나간 사기꾼의 면모를 보이기도 한다. 또 감독이 그토록 좋아하던 한승규를 임대로 영입하기도 한다.
다만 투자는 여기서 끝났고 결국 가장 필요한 포지션인 센터백은 또 영입하지 않았고 임대만료가 6개월남은 페시치 자리를 메울 공격수 영입에는 적극적이지 않은 모습을 보이다가 결국 과거에 함께 좋은 성적을 거두었지만 큰 부상을 입고 긴 공백을 가진 아드리아노 를 영입하는 악수를 두고 만다.
리그보다 앞서 개막한 아시아챔피언스리그에서는 상대적으로 약체긴 하지만 케다나 멜버른 빅토리 상대로 수월한 승리를 보이며 희망적인 시즌이 될것으로, 혹자는 페시치를 완전영입한다면 리그 우승까지 할 수 있다는 기대를 했다. (그게 나다)
하지만 그 질병이 전 세계를 덮치고 리그는 5월이 되서야 개막했다. 그 사이 최용수 감독은 수술을 받느라 팀를 떠나 있었는데 그 시간 동안 FC서울은 완전히 망가져버렸다.
팀을 떠난 사이 팀 기강은 무너져있었고 그 과정에서 수석코치인 김성재를 해임하기까지 한다. 김성재는 2011년 부터 최용수와 호흡을 맞추고 장수 쑤닝에도 함께한 최용수 사단의 핵심인물.
그리고 19년에 공격수로 변신해 왠진모르지만 에이스가 되어있던 박동진이 코로나를 틈타 4월에 군입대를 신청해 상무로 입대하게 되며 공격수 난은 더욱 심해졌다.
특유의 파이팅 넘치는 에너지가 인상적이고, 진짜 왠진모르지만 은근히 골을 잘넣던 박동진을 그리워 하는 팬들이 많은듯.
그리고 기성용 국내복귀 실패, 이청용 울산이적 그리고 리얼돌 사태가 터지며 팬 뿐만아니라 선수들의 사기도 땅을 쳤다. 들리는 소문에 의하면 선수들도 쪽팔리다는 이야기를 했다고.
결국 최용수 감독의 FC서울은 지난 시즌의 눈부신 반등이 언제였냐는 듯 더 깊은 추락을 했고 결국 리그 11위의 위치에서 자진사임하면서 지휘봉을 내려놓게 된다.
그리고 FC서울은 수석코치 김호영 감독대행이 잠시 팀을 이끌다가 정식감독을 안시켜준다고 Run 하고 차석코치(...) 박혁순이 감독대행의 대행을 맡게된다. 감독 대행의 대행끝에 겨우겨우 잔류에 성공한다.
그 이후 이어진 아시아 챔피언스리그에는 박혁순 감독대행의 대행이 P급 라이센스가 없어서 팀 스카우터인 이원준 스카우터를 감독대행의 대행의 대행으로 임명하여 대회에 나서고 결과는 역시 조별리그 탈락.
최용수 감독은 젊은 나이에 감독으로서 큰 성공을 거두었고 황선홍, 신태용 등과 함께 한국축구를 이끌고갈 차세대 젊은 감독으로 지목받았고 이번에 U23 대표팀 후보로 물망에 오른 것으로 여전히 그 능력에 신뢰를 보내고 있다고 할 수 있다.
철저한 실리위주의 축구를 지향하며 수비를 단단히 하는 데 강점을 가지고 있다. 공격전술이 단조롭다는 평가가 있는데 좌우측 풀백의 역동성과 능력이 좋고 수준높은 공격수가 있을땐 나름 시원한 경기력을 보여줄때도 있다.
그리고 경기 전에 상대에 맞춘 전술을 잘 준비해온다고...외모에서 풍겨지는 이미지때문에 왠지 용장같지만 알고보면 꽤나 전술가라고 한다.
다만 FC서울 마지막 시즌에 지적받은 전술적 고집과 경기 도중에 벌어지는 변화에 대한 대응이 늦다는 점이 단점으로 꼽힌다.
전술외적으로는 선수들과의 격 없이 소통하는듯 하다가도 긴장감을 줘서 휘어잡는 등 심리전에 능하다고 한다. 그러다보니 박주영과 같이 다루기 힘들다는 평가가 많은 선수들에게도 지지를 받는 편.
베테랑들에 대해 신뢰를 갖고 있고 믿음을 주는 편이라고 한다. 성공한 시즌들을 보면 베스트일레븐이 고착화되는 단점이 있지만 베테랑들을 믿고 출전시키고, 그들이 제 역할을 했고, 베테랑들의 지지를 바탕으로 훈련장에서 선수단을 장악하는 편.
하지만 마지막 시즌에 들어서는 그가 믿음을 보낸 베테랑들이 부상이거나 부진했으며, 결과가 나오지 않다 보니 특유의 심리전은 오히려 갈등을 야기했다는 이야기가 있다.
어디서 많이 본 이야기지 않은가?
입담좋고 실리축구에 수비전술, 선수단과 심리전, 베스트 일레븐...
이것으로 최용수 감독의 발자취를 살펴보았고 다음 포스팅에서는 그의 감독 기록을 살펴보려한다.
https://angryhenry.tistory.com/m/17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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