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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저런 이야기

IS는 왜 아프가니스탄 카불 공항 테러를 저지른 것일까?

by 코코넛곰탱이 2021. 8. 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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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년 8월 26일 IS는 카불 공항에 자살 폭탄 테러를 감행했다.

 

아프가니스탄 내 미군 철수와 탈레반의 대대적인 공세로 인해 아프가니스탄 정부가 별다른 저항도 없이 2개월만에 무너져 내림에 따라 아프가니스탄을 탈출하고자하는 사람들이 카불 공항에 몰려들었고 혼잡한 틈을 타서 IS가 자살테러를 일으킨 것.

 

그 결과 1500명가량의 사상자를 남긴 최악의 테러가 되어가고 있다.

 

 

그러면 왜 갑자기 뜬금없이 IS는 아프가니스탄 카불 공항에 자살 폭탄 테러를 일으킨 것인가? 미국을 노린것일까, 탈레반을 노린 것일까?

 

탈레반이 아프가니스탄이 운영하던 공군기지를 장악하면서, 기지 내부에 수감되어 있던 알 카에다 조직원은 석방하는 한편, IS 관련 조직원들은 풀어 주지 않았다고 한다. 또한 탈레반은 아프간 IS 지도자인 아부 오마르 호라사니와 그의 조직원 8명을 사살하기도 했다. 

 

즉 IS 입장에서는 탈레반은 복수의 대상 이었던 것.

 

사실 탈레반과 알카에다, ISIL은 각각 목적과 성향이 제각각인데, 다음과 같다. 흔히 '다 똑같은 이슬람 광신도들 아니냐' 하지만, 추구하는 목표가 다르니 충돌하는 것이다.

이번 테러가 발생하기 전부터 각종 정보기관들은 테러 가능성을 지속적으로 경고해왔다고 하는데 이는 당시 카불 공항이 아프간을 탈출하려는 시민들과 공항 내부 접근을 차단하려는 미군 병력들로 북새통을 이루는 상태였으며, 이렇게 대중이 밀집된 지역은 테러의 목표가 되기 쉽기 때문이다.

이미 미국 정보는 자국민에게 정부의 지시 없이는 카불 공항으로 이동하지 말라고 경고하였으며, 각종 유럽국가들 또한 대피작전을 종료하기에 이르렀다. 거기에 영국 국방부 정무차관은 IS 세력이 카불 공항 테러를 계획하고 있다는 "매우 매우 믿을 만한" 정보가 있다고 덧붙였다.

결국 2021년 8월 26일 공항 외곽에서 발생한 자살 폭탄 테러와 뒤이어 동쪽 문에서 일어난 총격전으로 인해 미국군 14명을 포함한 170여명이 사망하였고, 미군 18명을 포함한 1300여명이 부상을 당하는 사건이 벌어지고 만다. 폭발은 카불 공항 외곽 애비 게이트(Abbey Gate)에서 일어났다.

 

 

테러 몇시간 뒤 IS는 본인들의 아프긴 지부 ISIS-K 가 폭탄테러의 배후임을 자처했고 '탈레반이 미군과 평화 협정에 동의한 건 배교행위'라고 언급하기도 하였다.

 

한때 동지였던 이들이 탈레반을 등지고 공격하게 된 배경에는 탈레반 정권이 충분히 과격하지 못하고 유약하다는 이유에서였다. 이들은 탈레반이 이슬람교도의 의무인 지하드를 등한시 한 채 평화적 해결 방안 모색 등에 집착했다고(??) 강하게 반반했다고 한다. 게다가 탈레반은 감옥에 수감중이던 IS 대원들은 풀어주지 않고 중요 인물이나 위험하다 싶은 사람들은 즉각 사형을 하기도 하는 등 둘의 관계는 최악으로 달려갔다.

 

사실 탈레반과 알카에다, ISIL은 각각 목적과 성향이 제각각인데, 다음과 같다. 흔히 '다 똑같은 이슬람 광신도들 아니냐' 하지만, 추구하는 목표가 다르니 충돌하는 것이다.

 


탈레반은 이슬람 근본주의를 행동원리로 삼긴 했지만 기본적으로 파슈툰족 토착 군벌세력이다.

 

제일 중요한 목적은 아프간을 지배하고 통치하는 것이고 외국의 이슬람 테러에는 관심 없으며 오히려 서방을 포함한 국제사회로부터 주권국가로서 인정받기를 원하고 있다.

 

즉 이들은 파슈툰족이 주도하는 원리주의적 이슬람 신정 독재 국가를 만들고 싶은 것이지, 그 이상 나갈 생각이 없다.

 

그리고 아프간에서 서방 세력을 쫓아내긴 했으나 국내 반탈레반 연합의 저항에 직면해 이미 2차 내전을 치러야 하는 상황인 데다 그것까지 이긴다고 쳐도 이미 피폐한 민생을 어떻게 해결할지가 막막한 상황이라 전쟁 자체를 하고 싶은 마음이 없다.요약하자면 탈레반은 아프가니스탄에서 자기들끼리 왕 노릇하면 그만 인 것이 목표이다.

 


알카에다 역시 국제 테러조직이지만 이슬람 나라들에서 서방의 영향력을 축출하는 게 목표이지, 서방 정복을 목적으로 한 건 아니다.물론 어떤 지역을 통치하고 지배하는 데는 관심없다.

 

하지만 테러 활동을 하려면 거점이 필요하니까 탈레반과 연합했고 탈레반은 이들이 아프간 통치에는 관심이 없으니까 은신처를 제공했다.

 

그리고 알카에다의 빈라덴과 당시 탈레반 수장인 모하마드 오마르가 사돈 관계인 것도 한몫 했다.

 

현재 탈레반은 알카에다와 일부 대원이 개인적 관계는 있을지 몰라도 단체 간 관계는 없다고 주장하지만 아무도 믿지 않는다. 그러나 어찌됐건 지금은 이슬람 국가들 내부에서만 사고를 치지 서방이 이슬람권에서 나가겠다는데 딱히 테러를 하려고 하는 수준까지는 아니기 때문에 탈레반도 마음놓고 감옥에서 풀어 준 것이다.

 

요약하자면 알 카에다의 목표는 중동, 또는 이슬람 지역에서 세속주의, 미국, 친미 세력의 영향력을 축출하면 그만인 것이다.

 


ISIL은 국제 테러 조직이면서 통치와 지배를 하려는, 그러니까 이슬람 극단주의 세계 정복이 목표다.

 

그래서 알카에다는 꿈도 꾸지 않은 국가 선언을 했다. 지금은 가시적인 점유지역을 전부 잃었지만 적대적인 탈레반 상대로 은신처와 거점이라도 유지하려면 아프간이 가능한 혼란에 빠져있는 게 ISIL에게 유리하다.

 

그래서 탈레반과 영역 다툼을 하고 있고 그 결과가 이번 테러다.요약하자면 현재 ISIS-K를 자칭하는 집단은 탈레반과 알 카에다의 목표에 안주하지 못하고 광신적인 범-이슬람 칼리프국의 세계 정복을 목표로 하는 것이다.

 

어찌되었던 또다시 IS는 잠자는 미군의 콧털을 건드리고 말았고 바이든 대통령은 IS에 대한 무력보복을 예고하였다. 테러 이틀뒤인 28일 미군은 무인기를 이용한 무력 공습에 돌입했다고 한다. 이번 공습으로 ISIS-K의 수장을 성공적으로 제거했고 민간인 피해는 없다고 밝혔다.

 

대한민국의 경우 테러 발생 전날인 26일에 아프간 협력자들을 한국으로 대피시키는데 성공했는데 하루이틀만 지연되었다면 한국군 희생자도 발생 할 뻔 했던 것. 

 


이번 사건으로 인해 아프가니스탄의 정세는 더욱 오묘하게 돌아가기 시작했다. 

 

분명 탈레반이 저지르는 수많은 인권탄압들이 도마에 오르고 있었는데 IS가 등장해서 갑자기 카불 공항 폭탄 테러를 일으키는 바람에 그 총구가 IS로 돌아가게 된 것. 탈레반의 입장에서는 이번이 국제사회의 관심을 IS로 돌릴 기회이기도 하면서, 미온적인 대응을 할 경우 IS 세력들에 의해 주도권을 잃게 될 위기이기도 하다.

 

과연 국제사회의 평화는 언제쯤 찾아올것인지...카불 공항 테러 희생자들의 명복을 빌며 글을 마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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